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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별 중소기업 대출 비중.(자료제공=금융위원회) |
올해 중소기업대출 증가에도 우량기업에만 대출 집중 올들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양적으로 확대됐으나 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7일 '중소기업 자금사정 점검회의'에서 이같은 중소기업 지원현황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뒤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부담이 아니라 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수익창출 기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금 공급의 양뿐 아니라 질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관계 기관에 당부했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융감독원과 정책금융공사 등 6개 정책금융기관과 우리은행 등 8개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담보나 보증 위주의 보수적 대출관행에서 탈피해 기업의 창의성과 기술성, 혁신성을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전문화된 심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함께 중소기업 자금사정을 점검했다.
점검결과 올해 1~4월 간 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 공급량은 1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1000억원)보다 50%이상 증가했다.
시중은행도 2011년(5조1000억원)과 2012년(7조원) 연간 대출액을 넘긴 7조3000억원을 올해 1~4월 동안 중소기업에 대출했다.
이러한 중소기업대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우수한 기업에게만 대출이 몰리면서 저신용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오히려 심해졌다.
지난 2009년말부터 올해 3월말까지 신용등급 1~3등급과 4~5등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액은 각각 15조6000억원과 34조1000억원이 증가한 반면 6등급 이하 기업에 대한 대출액은 20조3000억원이 감소하면서 대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규모별로도 연매출액 60~300억원의 기업에 대한 대출은 15조7000억원 증가(3.7%p 증가)한 반면 10억 미만 기업에 대한 대출은 6조1000억원 증가(1.2%p 감소)에 그쳤다.
담보별로는 신용대출이 15조8000억원 감소한 반면 담보대출은 32조3000억원 증가해 2009년 51조4000억원이던 두 대출잔액의 차액(신용대출-담보대출)은 올해 2조5000억원까지 좁혀졌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저신용 중소기업에 대한 비가격 차별 사례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만기연장 시 물적담보나 보증서를 요구하는 행태 등을 분석하는 한편 부당한 중소기업대출을 취급한 은행에 대한 임점검사, 중소기업 대출 추이 변화에 따른 수시 테마검사 등도 추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고 사무처장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금을 원활히 공급해 기업활동을 뒷받침하는 것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은행의 영업기반 위축으로 연결되므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금융권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