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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의 마지막 보루, 퇴직연금이 추위에 떨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추락하면서 시중에 회자되는 말이다. 2012년 5%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던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2013년 1~3분기에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퇴직연금이 추위에 떨면 노후는 감기에 걸린다. 무엇이 극약일까.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 하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먼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차분히 살펴보자. 최근의 퇴직연금 운용수익률 하락은 저금리의 심화에 따른 현상이다. 물론 금리가 떨어진다고 해서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자동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 선진국에서는 금리보다는 자산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결정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은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률도 덩달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자산 배분을 중요시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은퇴 자금 관리에서 ‘장기간’이 지닌 순기능을 살리고자 한다면 위험자산과 친해져야 한다. 30세의 사람은 70%를, 50세의 사람은 50%를 위험자산에 투자하면 된다.

2013년 9월 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약 72조 원이다. 이 중 약 93%(67조 원)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려 있으며,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변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은 6.1%(4조4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니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전적으로 금리 수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저금리 현상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1% 늘어날 때 국채 금리는 0.13%, 회사채 금리는 0.81% 떨어진다고 한다. 앞으로 고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는 이미 정해진 길이다. 저금리는 구조적 현상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원리금보장형을 고집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무엇보다도 노후 준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은퇴 후 연간 2000만 원의 이자로 생활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금리가 5%면 이 사람은 은퇴 시점까지 4억 원을 모으면 된다. 그런데 금리가 4%로 내려가면 필요 자금은 5억 원으로, 3%일 때는 약 7억 원으로, 2%로 떨어지면 10억 원이 필요하다. 이처럼 금리가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필요한 은퇴 자금은 급속히 늘어나며, 특정 금리 수준에서 필요 자금의 증가율은 급속히 커지는데, 이 구간을 ‘금리 티핑포인트’라고 부른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에서는 3~4% 구간을 ‘금리 티핑포인트’로 추정한 바 있다. 2013년 1~3분기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연환산 수익률은 2.7~3.0%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퇴직연금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 제공하는 수익률은 이미 ‘금리 티핑포인트’ 이하로 떨어져 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짝사랑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강고한 원리금보장형 짝사랑 현상은 퇴직금 제도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퇴직금 제도 아래에서 퇴직금은 근속연수에 퇴직하는 해의 평균 임금을 곱해 지급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임금은 근속 기간이 늘어감에 따라 인상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퇴직금이 줄어드는 사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기업 도산으로 퇴직금을 못 받는 일은 있어도 퇴직금이 줄어드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욕망들이 퇴직연금에도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퇴직금과 퇴직연금은 겉으로는 글자 하나 차이에 불과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다른 제도다. 그럼에도 퇴직금에 투영되던 이미지가 퇴직연금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정부와 퇴직연금사업자, 그리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의 각성을 요구하는 사유로 충분하다. 과거의 유산은 가급적이면 일찍 청산해야 한다. 원리금 보장에 안주할수록 노후는 더욱 불안해지는 요즘이다.


원리금 보장에 안주할수록 노후는 불안해진다

이런 역설이 존재하는 시대에 눈여겨봐야 할 점은 노동소득분배율의 추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자본과 노동이 결합해 창출한 총부가가치 중 노동이 가져가는 몫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1974년 38.6%로 최저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해 1996년 62.6%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 이후로는 등락을 거듭하다 2012년 59.7%를 보여주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총부가가치 중 가계의 몫이 증가해왔으나, 그 이후는 대체로 자본의 몫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노동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노동사용량에 대한 자본사용량의 비율을 의미하는 자본장비율(capital equipment ratio)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될수록 자본장비율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총부가가치에서 자본의 몫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의 몫을 늘리기 위해서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면 배당을 통해 자본의 몫을 일부 가져올 수 있고,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을 향유할 수도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은퇴 자금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묶어놓으면 이런 기회를 누릴 수 없다. 노동소득분배율이 떨어지는 시대에는 자본의 몫에 한 숟가락 걸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망설여서는 안 된다. 은퇴 자금처럼 아주 긴 시간 동안 준비해야 하는 경우는 특히 그러하다. 긴 시간은 쇠를 녹슬게 해 부식시킬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황무지에서 푸른 초원을 빚어내기도 한다. 장기간은 인플레이션을 통해 은퇴 자금의 구매력을 갉아먹기도 하지만, 위험에 노출된 자금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주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 자금 관리에서 장기간이 지니고 있는 역기능은 최소화하고, 순기능은 살리고자 한다면 위험자산과 친해져야만 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위험자산에 투자하라는 것은 아니다. 원칙에 입각한 투자여야 한다. 위험자산 투자 비중과 관련해서는 ‘100-나이’ 법칙을 생각해볼 수 있다.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을 위험자산에 투자하라는 뜻이다. 30세의 사람은 70%를, 50세의 사람은 50%를 위험자산에 투자하면 된다. 여기에 그치면 안 된다. 투자의 세계는 변화무쌍 그 자체다. ‘100-나이’ 법칙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결정했다 하더라도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위험자산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럴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비중을 ‘100-나이’ 법칙에 맞게끔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이를 리밸런싱이라 한다. 위험자산의 비중이 ‘100-나이’ 법칙보다 높은 경우 위험자산의 일부를 매각해 비위험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반대의 경우에는 비위험자산이나 새로운 자금으로 위험자산을 매입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분산투자가 추가돼야 한다. 한 국가의 위험자산에만 투자할 경우 그 국가가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에 직면하면 낭패이기 때문이다. 특정 기업만 부침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도 부침이 심하며, 국가의 부침은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은퇴 자금을 국가와 산업별로 분산해놓으면 웬만한 상황에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안전하다고 생각한 자산이 노후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게 요즘이다. 오히려 불안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저금리가 낳은 아이러니다. 이런 아이러니에서 벗어나는 길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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