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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인하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시장 예측을 다소 벗어난 것이었다.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의 전망과 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금융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권 영업 환경 악화 우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로 영업 환경이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주 수입원인 예대 마진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모두 하락한다. 하지만 은행 관계자들은 하락 폭은 대출금리가 더 큰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한다.

예금금리의 경우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의식해 금리를 내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 반면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해 은행들이 대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예대마진은 축소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취급기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 격차는 올 1월 2%에서 2월 1.97%, 3월 1.90%로 좁아졌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예금 및 대출자산 규모와 구성비율이 달라 기준금리 인하가 미치는 영향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전반적으로 은행의 손익계산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수익성 제고 고심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업계에도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금리 하락으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영향을 받아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 하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거나 해외투자 확대, 경상비 절감 등의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수익률이 하락하게 되면 공시이율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는 호재

기준금리 인하로 코스피 시장에는 화색이 돌았다. 코스피 지수는 9일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힘입어 전일 대비 23포인트(1.18%) 오른 1979.45로 장을 마쳤다. 장초반 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은 6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 1천35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1천89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증시에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재테크 전선 비상

기준금리 인하로 재테크 전선에는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과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금리마저 줄줄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들은 내주부터 시차를 두고 금리를 인하한다.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2% 중반까지 떨어진 상황이어서 금리가 추가 하락할 경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자소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직장인 이 모(45) 씨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서민들은 재테크를 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시장이 불안해 저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되지만 금리가 너무 낮아 은행에 선뜻 돈을 맡기는 것이 어렵게 됐다. 생활은 팍팍해지는데 돈을 불릴 마땅한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퇴직자 등 이자로 생활하는 노년층의 어려움도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자소득으로 살아가는 고령층은 기준금리 인하로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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